달집
/Project
My Story
■ 작품 소개
경계인의 시선으로 노래되는 <달집>
해방 후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기대했던 것도 잠시,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전쟁 속에서 집과 밭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우리들의 이야기 “달집”.
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노경식의 1971년 작품으로 같은 해 임영웅 연출로 초연되어 한국 연극사의 한 획을 그은 명작이다.
작가 노경식은 한국 근대사의 비극과 모순을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몇 일간의 사건을 통해 응축되고 집중된 깊은 맛과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 시놉시스
제1막
1951년 음력 정월 대보름 이틀 전, 지리산에서 가까운 산촌의 장날 저녁이다. 이곳에서는 칠십 고개의 성간난 노파가 작은 아들 창보(큰아들은 일제강점기 때 징용에 끌려가서 사망)와 손자며느리 모자(순덕과 소년)를 데리고 살아간다. 창보는 연전에 아내가 호열자로 죽어서 홀아비 몸이다. 간난 노파에게는 두 가지 보람이 있다. 하나는 군대에 나갔던 큰손자 원석(순덕의 남편)이 허리만 조금 다쳤는데 이제는 의병제대가 되어서 곧 돌아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멋모르고 빨치산이 된 작은 손자 만식의 무사 귀가를 기다리는 일이다. 그런데 동네 이장이, 빨치산 만식이가 간밤에 이웃 마을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창보한테 귀뜸한다.
제2막
제1장– 대보름날 초저녁. 간난 노파가 두 손자의 건승을 축수하고 있다. 그러나 창보는 이미 빨치산 만식의 주검을 확인하고도 이를 간난에게는 숨기기로 작정한다. 뒤이어 빨치산의 습격으로 황소와 돼지 등 가산을 약탈당하고, 순덕이와 창보는 납치돼 간다.
제2장– 이튿날 저녁. 창보와 순덕이 집에 돌아왔다. 이미 순덕이는 욕을 당한 뒤의 일이다. 간난 노파는 이를 용납할 수 없다. 단호히 그녀의 가출을 명한다. 그러나 창보가 이를 완강히 반대하고 나선다. 간난과 창보 사이에 큰 싸움이 일어나고, 마침내 창보는 참다못해 그만 어머니의 치부를 폭로하고 만다. 그것은 3·1만세 사건 때의 간난 노파의 수모, 그리고 자기 아내의 죽음이 호열자가 아닌 음독자살이라는 점 등이었다. 노파는 집안을 생각해서 병사로 조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창보는 집을 뛰쳐나간다.
제3막
약 세 시간쯤 뒤, 원석이 봉사가 돼서 의병제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순덕이 또한 당산나무 가지에 목매달아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하지만 간난 노파는 요지부동이다. 새봄이 오면 서둘러야 할 농사일을 먼저 채근하고는, 그날 따라 늦잠에 든 증손자인 철부지 소년을 턱없이 꾸짖어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