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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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Project

공연장르 뮤지컬
공연일정 2014. 11. 1 ~ 2014. 11. 7
공연장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김성배
작곡 이율구
연출 이강선 · 김정섭

My Story

작품 소개

아버지 – 목련을 기억하는 남자

‘소멸해가는 기억 속에서 소멸하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

스튜디오 반의 이강선 연출이 선보이는 우리 시대 가족 시리즈 1탄 뮤지컬 ‘아버지-목련을 기억하는 남자’가 오는 11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뮤지컬 ‘아버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김성배 작가, 이율구 작곡가 콤비의 신작이다. 뮤지컬 ‘아버지’는 언젠가는 소멸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기억 속에서 스러지지 않는 존재와의 추억, 사랑, 아픔과 교감하는 이야기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스탭진들이 에너지를 발휘해 개발한 뮤지컬 ‘아버지’는 우리 시대의 가족에 대해 잔잔하지만 진지하고 아름다운 어조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뮤지컬 ‘아버지’는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 이도형의 이야기다. 기억이란 무엇일까? 물리적인 뇌기능에 의해 우리에게 남는 그 무엇일까? 아니면 우리가 우리 스스로 잊지 못할 그 뭔가를 남기려는 의도적인 해석일까? 뮤지컬 ‘아버지’에서 이도형은 죽음도 막지 못할 만큼 사랑하는 아내 한다희, 잦은 충돌로 거리감을 느끼지만 아픈 손가락인 아들 이윤수와 딸 이윤희에 대한 기억을 지키고자 한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이도형에게 그들은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존재다. 이도형은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스스로를 망각 상태로 빠뜨리는 대신, 언덕길로 끊임없이 바위를 굴려가는 시지푸스처럼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그에게 소멸되는 기억, 그에게 영원히 각인되는 존재에 대해 뮤지컬 ‘아버지’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우주라는 거대 세계 속에서 소중하고 지켜나가야 할 그 뭔가에 대해 잔잔한 어조로 일깨워준다.

 

 

■ 시놉시스

서울 변두리의 한 단독주택. 우체국에서 퇴직한 이도형과 전업주부 한다희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들 이윤수, 딸 이윤희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자녀들은 그 자리가 불편하기만 하지만 이도형은 직접 요리한 음식을 권하며 분위기를 주도하려 한다. 눈치를 보던 이윤수는 단독주택을 팔고 작은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하자고 한다. 연극을 하며 집안의 돈을 적지 않게 탕진했지만 마지막으로 연극을 한 편 올리려는 속셈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이도형은 아내와 함께 남은 여생을 살 집이라며 눈독 들이지 말라고 경고한다.

완고하고 융통성 없는 이도형 때문에 분위기가 침울해진다. 한다희는 여느 때처럼 남편과 자식들의 냉랭한 분위기를 무마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갈등은 커져간다. 이도형은 아들도 그렇지만 섹스칼럼니스트인 이윤희 또한 한심하게 여긴다. 이윤희는 미국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 나오는 칼럼니스트 캘리처럼 화려한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서른이 넘어서도 부모에게 얹혀 살고 있는 한심한 처지이다. 그런 자녀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던 이도형은 가족여행을 가자는 이윤수의 말에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한다희가 싫다고 거부하자 계획을 접는다.

사실 이윤수와 이윤희는 아버지 이도형을 춘천의 치매 요양 병원에 입원시키고자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날이 갈수록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는 이도형이 받아들이지 않자 이윤수는 그들 가족에게 숨겨진 진실을 이야기하게 된다. 그건 칠 년 전에 그들이 가족 여행을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한다희는 죽었다는 것. 하지만 이도형에게 한다희는 계속해서 나타났고 이윤수와 이윤희는 인정할 수 없는 묘한 구도 속에서 난감해하고 괴로워해야 했던 것이다.

모든 정황이 들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도형이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이윤수는 이도형에게 여행 중 벌어진 교통사고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할 수 있었음에도 구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 와중에 이윤수와 이윤희는 아버지 이도형이 자신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머니 한다희를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애끓는 부정을 느끼게 되는데…

 

한다희 우리 집 정원에 있는 목련나무, 오래 전부터 그게 가끔 나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도형 목련나무가?
한다희 봄이 될 때마다 꽃망울을 퍼뜨렸지만 언젠가는 아무런 잎사귀도 꽃잎 도 맺지 못할 날이 올 것 같았어요. 지난해에 목련나무가 죽었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잠깐 쉬는 중이라고, 땅 밑 뿌리는 아직 살아 꿈틀거리며 다시 잎과 꽃잎을 피울 힘을 모으고 있는 거라고, 그래서 어느 날 나비가 다시 날갯짓을 하며 돌아오는 날이 올 거라고요.
(사이) 그러니까 애들 말대로 해요. 난, 떠나서 힘을 모으고 있을 게 요. (몸을 일으키며) 당신이 날 찾아올 때까지, 그럴게요.
이도형 그러지 마. 당신 없는 난 아무런 의미도 없어. 금세 시들어버리고 말 거야. 그걸 원해? 제발 내 곁에 있어줘.
한다희 (창밖을 바라보며) 저기 좀 봐요. 먼동이 텄어요. 이제 떠날 시간이에요.
이도형 아냐, 그러지 마. 아무데도 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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