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정거장
/Project
My Story
■ 작품 소개
문화가있는날_문화융합프로그램
우리나라 문학작품(소설)을 기본 텍스트를 바탕으로, 무대(낭독 및 연기), 영상, 음악 융복합 프로그램 공연 형식에 맞는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통해 경쟁력 있는 작품을 만들어간다. 또한, 문학작품의 재료를 새로운 형식과 만나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 가능한 이러한 시도가 많은 관객들과의 만날 수 있다고 보며, 우리나라의 문학작품과 공연무대가 만나는 기회를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
① 낭독·연극이 극의 흐름을 이끌되 영상과 음악이 공연의 흐름을 풍성하게 하는 역할
② 공연의 스토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영상과 음악의 매력을 전달
세종은 같이 살던 여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자기 존재를 깡그리 부정당하는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물탱크 안에서 다른 존재로 재생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물탱크는 다른 존재로 전이되기까지 거주하는 정류장 같은 공간이며, 한 존재의 죽음과 재생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신화적 공간이기도 하다. 극 중 인물인 한세종이 경험하는 악몽 같은 현실도 ‘관계의 불확실성’을 드러내기 위한 극적 장치이다.
불확실성은 존재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정체성의 위기를 불러오기도 한다. 극 중 등장인물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다른 삶을 모색하는 것, 혼란스러운 직업적 정체성을 내비치는 것도 이러한 ‘불안의 징후’와 ‘정체성의 혼란’을 드러내기 위한 설정이다. 이처럼 ‘나’를 규정짓는 현실적 조건이 불확실성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임을 확신할 수 있을까?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로 생존할 수 있을까? 이러한 존재론적 질문과 함께, 어둡고 우울한 우리 시대의 한 단면을 ‘황홀한 악몽’의 형태로 그려보고 싶었다.
■ 시놉시스
어느 원룸 건물의 옥탑방에 거주하고 있는 한세종.
편집회사에서 일하며 연인 황수경과 동거 중인 30대 초반의 남자다. 아직 직장에서의 위치도 불안하고 경제적인 안정은 물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지위도 확보하지 못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일상적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세종의 옥탑방 옆 빈 공간에는 기이한 물탱크 하나가 방치된 채 놓여 있다. 괴짜처럼 보이는 공학박사를 인터뷰하고 돌아온 어느 날, 세종은 호기심에 물탱크 뚜껑을 열어본다. 그러자 물탱크 안에서 한 사내가 불쑥 튀어나온다. 이 정체불명의 사내와 마주치면서부터 세종의 삶은 뿌리째 흔들리고 만다. 물탱크사내를 만나고 자주 물탱크에 드나들게 되면서 세종은 물탱크가 기이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안에 들어앉아 있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바깥세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시공간과 맞닥뜨리게 되는 마법과도 같은 물탱크. 세종은 지치고 힘든 현실을 잊게 해주는 물탱크의 환각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긴 시간 동안 물탱크에서 잠들었다가 깨어나 옥탑방 문을 두드렸을 때 황당한 일이 벌어져 있었다. 물탱크 사내가 옥탑방 주인노릇을 하고 있고, 수경의 연인이 되어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수경이 세종을 몰라본다는 사실이었다. 물탱크사내가 세종의 삶을 훔쳐가 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물탱크사내는 세종의 일상을 살아가고, 세종은 물탱크사내의 역할에 점차 적응해 간다. 그러다 물탱크사내와 수경이 다른 곳으로 떠나고, 새로운 거주자들이 옥탑방으로 이사 온다. 설비업체에서 일하는 남자와 어릴 때 앓은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를 저는 여자가 옥탑방의 새로운 주인이다. 공교롭게도 남자는 세종과 이름이 같고, 여자의 이름은 ‘은실’이다.
이제 세종이 다른 사람의 삶을 훔칠 차례. 물탱크를 찾아온 사내와 대화를 나누며 세종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기회를 엿보게 되는데….